재난카드로 한 일 에세이(手筆)

2020.6

차를 산지 3년만에 자동차키 하나를 잃어버렸다.
두 개 가운데 하나가 사라진 거다.
남은 하나를 언제 잃어버릴 지 몰라 마음이 불안했다.
서비스센터에 복사하는데 얼마가 드느냐 물어보니 스마트키라 비싸다며 십몇만원이라고 했다.
살기가 어려운 때라 복사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

나는 물건을 참 잘 흘리고 다닌다.
지갑을 잃어버린 게 도대체 몇번인지 모른다.
큰맘먹고 산 100만원대의 dslr카메라도 잊어버렸다.
중국에선 여권을 잃어버려 영사관에서 임시 여권을 발급받기도 했다.
여자에게 선물로 받았던 만년필과 지갑도 얼마지나지 않아 잃어버렸다.
부끄럽지만 얼마 전엔 시내에 나가 운전면허증을 어딘가에 흘려버리고 말았다.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제발 정신 똑바로차리고 살라신다.
맞는 말씀이다.
잃어버린 물건을 대라면 한도 끝도 없다.
그런데 차를 산지 십년 가까이 된 지금까지도 키가 용케 남아 있다.
생각하면 신기한 일이다.
만약 하나밖에 남아있지 않은 키를 잃어버리면 어찌될까?
프랑스에 있는 본사로 가 맞춰야하기 때문에
2주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2020년 나는 코로나사태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일을 경험했다.
나라에서 재난을 당해 어려우니 살림에 보태라며 돈을 주는 것이다.
단군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있는 사람에겐 별 거 아닐지 몰라도 없는 사람에겐 정말 단비같은 돈이다.
예전보다는 형편이 조금 풀려 재난지원금이 없어도 살아가는데 별 불편함은 없지만
그래도 쓰라고 주니 요긴했다.
스마트키도 요긴하게 쓴 품목 가운데 하나다
복사비용 13만 5천원.
덕분에 키를 언제 잊어버릴지 모를 불안감이 사라졌다.
대한민국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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