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재 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책, 영화이야기

사마천의 사기를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정비석의 세권짜리 손자병법을 엄청 재밌게읽었는데 나중 알고보니 사기(?)였다.
사기를 뼈대로 먹기좋게 살을 붙였던 것이다.
항우와 유방이 일진일퇴를 벌이는 초한지도 사기를 원전으로 한다.
세계 4대 성인 가운데 한사람인 공자의 생애도사기가 아니었으면 알기 어려웠으리라.
사기는 우리에게도 아주 중요한 책이다.
조선열전을 통해 우리에겐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은 고조선의 멸망과정을
전하고 있다.

사기는 중국인들의 정체성를 가장 잘설명해주는 책이다.
시 소설 영화 드라마 연극을 통해
사기는 중국인들의 삶과 함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선을 비롯한 주변국가들도
사기의 내용을 읽고 쓰고 듣고 때론 통치철학으로 삼는다.

삼십대 어느 기간은 사기에 흠뻑 빠져살았다.
봐도 봐도 재밌었다.
인류가 남긴 가장 위대한 책을 들라면 서슴없이 사기를 꼽았다.
하지만 이토록 사기를 열심히 읽었으면서도 창작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이야기가 너무나 방대한 나머지 요리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열정적으로 읽어내려간 사기였으나 사기는책장에서 그대로 잠들어 있었다.
대신 우리집안의 역사와 조선의 역사 그리고 제주도를 그렸다.
그렇게 까마득히 잊고있던 사기를 다시
화제의 중심으로 끌어온 건 만화가 이희재 선생님이었다.
사기를 만화로 그리신다고 했다.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은 그림과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
나는 손뼉을 치며 선생님이야말로 사기를 만화란 그릇 안에 오롯이 담아 한바탕 신명나게 풀어낼 적임자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적지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책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선생님 얼굴의 주름살은 더 깊어졌다.
건강도 걱정이 되었다.
빨리 사기를 끝내시고 오랫동안 꿈꿔온 다른작업들도 하셔야할텐데...
그렇게 안타까워 하는 사이 마침내 책이 나왔다.
떨리는 마음으로 주문한 책을 한페이지 한페이지를 넘긴다.
명불허전.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사기의 감동이 되살아난다.
글로만 읽었을 때완 또 다르다.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시너지.
말이 필요없다.
인간사의 철리를 알려거든 사기를 펼쳐라.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만화가 이희재 선생님이그린 사기 3권을 기다리고 있다.


덧글

  • 함부르거 2020/05/13 16:38 # 답글

    사기 본기를 밤새가면서 읽은 기억이 나네요. 열전 읽어야 하는데 책 값이 너무 비쌉니다. ㅎㅎㅎ
  • 만선생 2020/05/14 15:03 #

    본기를 재밌게 읽으셨다면 열전은 더 재밌게 읽으시겠네요. 그나저나 책값은... ㅠㅠ
  • 개성있는 얼음여왕 2020/06/10 02:01 # 답글

    요약해서 올려주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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