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렘에서 여행


올 1월. 이스탄불 토카프궁 하렘에서 아랍문자를 뒤로하고 찍었다.
뭐라고 썼는지 전혀 알 수없는 문자.
마치 외계인이 쓴 문자를 보는 것 같다.아랍문자는 조형성이 뛰어나 서예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이들이 적지않다. ...
우리가 신라시대 김생이나 조선시대 한석봉과 김정희를 기억하듯 말이다.
고백하자면 나는 외국어를 공부한 일이 없다.교과과목으로 영어가 있으나 학교공부와는
담을 쌓았기에 실력을 논할 수조차 없다.한자는 왠만한 건 읽을 수 있지만 문장은 해독이 안된다.
일본어는 히라카나와 카다카나를 겨우 읽는
정도.
모국어 외에 또하나의 언어를 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삶이 두 배는 풍부해질 것같다.
원간섭기 몽골어 실력에 힘입어 출세가도를
달렸던 이들을 보라.
일제시대엔 일본어가 미군정 당시엔 영어가
부귀영화를 누리는 다리역할을 하였다.
지금은 전국민이 영어광풍에 휩싸여 있다.
하다못해 나같은 이도 영어교재에 삽화를 그려
생활비를 벌었었다.
미국이 패권국가로 군림하는 한 영어광풍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모국어 이외 한 개 혹은 두개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내 자신.
하지만 특별한 계기가 없는 다른 언어를 익히기 위해 노력하진 않을테다.
지금으로선 내나라 말을 잘쓰는 일도 벅차기
때문이다.
거대했던 오스만 제국의 문자 앞에서 느꼈던
답답함과 비애를 생각하며...
세종대왕이 만드신 한글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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