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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1일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다. 몇 해 전 어느 날엔가 아버지께서 모처럼 당신 아들집을 찾으셨다. 부자지간이지만 할말이 없어 밍숭밍숭 한 가운데 아버지께 차 한 잔 따라 올렸다. 이어 아버지를 소재로 한 만화 정가네소사‘의사 정동호’편을 보여드렸다. 돋보기를 쓰고 자식이 그린 만화를 한 장 한 장 넘기시던 아버지 왈. “국민학교 3학년까지 다녔다. 2 년제인 간이학교를 졸업하고 국민학교에 편입했던 거지. 다음에 꼭 고치도록 해라.” 간이학교 2학년과 국민학교 3학년... 내가 보는 관점에선 거기서 거기 같은데 아버지 본인은 사실관계를 정확히 하고 싶으셨나보다. 아니 임시학교인 간이학교보다 정규과정인 국민학교에 다녔다고 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더 체면이 사는 일이었는지 모른다. 적어도 국민학교는 면소재지에 있었으니. 나의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에 생활수준과 더불어 부모의 학력을 적어오게 하는 난이 있었다. 생활 기록부가 어떤 의도로 만들어졌는지 모르지만 당시 생활기록부는 내게 스트레스였다. 아마 집안 형편이 안 좋은 학생들의 공통된 스트레스였으리라. 어찌되었든 생활기록부에 부모님의 학력을 적을 때마다 나는 적잖은 갈등을 해야만 했다. 사실대로 적자니 소위 쪽이란 게 팔리고 부풀려 적자니 그놈의 양심이란 게 찔리고,,, 사실 형들과 누나는 아버지 학력 란에 뻔뻔스레(?) 고졸이라 적곤 했다. 국민학교도 채 졸업 못한 어머니 학력은 당당히 고졸로 변해 있었다. 하지만 소심한 나는 차마 고졸이라 적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고민과 고민 끝에 중졸이라 아주 조심스레 적었다. 국민학교 3학년과 고졸의 중간 지점인 중졸. 이렇듯 중졸은 내게 쪽팔림과 양심이라는 상반된 두 가지 마음의 접점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 형제들은 한 가지 사실을 미처 모르고 있었다. 아버지 세대의 학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통합된 형태였다는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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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호질을 소재로 한 번 그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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