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여행

2017.11.18

어제 양평 지평중학교 가는 길에 들른 두물머리 세미원.
연꽃을 특화한 습지 생태 공원이다.
연꽃 박물관도 함께 운영한다.
입장료가 5000원으로 다소 비싸단 느낌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으나 운영주체를 모르겠다.
고가도로가 공원 위를 관통하고 있어 차소리가끊이질 않았다.
고즈넉함을 바라고 온 사람들에겐 최악의 조건이다.
대신 조잡하지만 구석구석 볼만한 게 많다.

추사 김정희가 그린 세한도를 현실공간으로 복원한
세한정엔 중년 남녀 한 쌍이 팔짱을 끼고 전시물을돌아보고 있었다.
전화가 걸려오자 여자는 남자와 몇 미터 떨어져 받았다.
전화 내용을 공유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아 불륜이 분명했다.
교외엔 불륜들 때문에 운영되는 카페 식당 모텔 천지다.
불륜이 없으면 산업이 돌아가지 않는다.


자기 마누라에겐 만원짜리 하나 쓰는 걸 아까워하면서불륜녀에겐 주머니에서 돈을 술술 꺼내 쓴다.
지인이 자기 부인의 초등친구와 불륜관계로 지냈다는말을 했다.
지금은 관계를 끊었지만 참으로 짜릿했다 한다.
긴장과 스릴을 동반한 관계여서 쾌감은 증폭된다.
참으로 좋은 사람인데 끓어오르는 욕망 앞에서자신을 주체할 수 없었다.
부부간 지켜야 할 신의를 저버렸지만 죄외식을 그리크게 갖는 것 같지는 않았다.
친하게 지내는 형이 대화 중 느닷없이 불륜 얘기를 꺼냈다.
“야 요새 50대 여자들 다 애인이 있더라.”
“에이 설마요”
“애는 사람 말을 못 믿네.
사람은 시간있고 돈있으면 다 딴데 눈돌리게 돼있어”
나는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퍼센티지는 10프로 내외인데 이들이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크다.
불륜이 없으면 문 닫을 식당 카페가 수두룩할테다.
사실 불륜만큼 재밌는 소재가 없다.
여자는 모름지기 정조를 지켜야한다는 지론을 갖고 계신우리 어머니도 영화 메디슨카운티의 다리를 보고
재밌다고 말씀하셔서 놀랐더랬다.
사실 나도 불륜을 소재로 한 만화를 그리고 싶다.
하지만 상상력이 거기까지 미치지 않는다.
기껏 남편이 꿈속에서 다른 남자와 만나는 부인을 보고열 받아 술마시는 모습을 그려본 게 전부다.
세상은 좀 더 센 자극을 원하는데 내 삶이 심심해서인지따라가질 못한다.
청춘남녀의 불꽃같은 사랑도 중년남녀의 일탈도그리지 못하고 있는 만화가!
인간 삶에 가장 중요한 핵심 코드를 벗어난 이야기밖에
그리지 못하니 변방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건가?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불륜으로 의심되는 남녀를 보며그런 생각이 들었다.


갈등 날적이(日記)

2017.11.17

두시부터 양평 지평중학교 만화수업.
갈등이다.
일찍 출발해 양평에 가볼만한 곳을 가느냐 아니면작업을 하다 시간에 맞춰 가느냐.
여기 저기 좋은 곳을 찾아다녀보고 싶기도 하고.
한 컷이라도 더 그려 목표한 작업을 하루라도 빨리끝내고 싶기도 하고.
두가지를 한꺼번에 할 수 있음 좋으련만 몸은하나이니...

신문 인터뷰 날적이(日記)

2017.11.15

지난 월요일.
양주 지역신문인 예향누리 기자 분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스타벅스에서 만나 내가 살아온 이야기와 하고 있는작업들에 대해서 말했다.
한 시간 조금 넘게 인터뷰를 했는데 말하는 내내스스로가 놀랐다.
내가 말을 이렇게 잘하나 싶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가 하나로 물흐르듯 이어졌고
중요한 이야기는 목소리 톤을 조금 높여 강조점을 찍었다.
특유의 버벅거림도 없었다.
말꽝인 내가 어떻게 이런 인터뷰를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니 마음을 편히 가져서였던 것 같다.
녹음장치가 없는데다 기자분이 질문과 응대를 잘 해주신결과다.
뭐든 혼자 잘해 되는 건 없다.

원고료를 올려달라 했다가... 날적이(日記)

2017.11.15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형 급한 일인데요. 3페이지 그리면 되고요.
고료는 페이지당 얼마해서 총 얼마예요.“

“언제까지 해야 되는데?”

“내일 4시까지요”

“우왓~ 24시간 안에 끝내야 하는 일이네?”

“네 그렇죠 좀...”

급박하지만 생활비가 없던 터라 생각없이 오케이를 하고소개해준 출판사와 통화를 했다.
후배가 말한 가격에 다음날 4시까지 원고를 넘기기로 하고전화를 끊었다.
헌데 곰곰히 생각하니 고료가 적다 싶었다.
내 작업 시간 뺏기며 밤잠 안자고 해야할텐데 그 가격이라니...
내 만화 인생이 허무했다.
너무 싸게 나를 파는 게 아닌가?
나는 출판사에 다시 전화를 걸어 일회성 일인데다 급하게
해야하니 얼마를 더 쳐달라고 했다.
출판사 측에선 난감하단 반응이었다.
다른 경비에서 빼기가 힘들다며 그럼 알아보고 전화를드리겠다고 했다.
나는 전화를 기다렸다.
전화가 곧 올 줄 알았다.
하지만 두 세 시간이 지나도 전화는 걸려오지 않았다.
아마도 그 가격에 일할 다른 누군가를 ·찾은 것 같았다.
후배 입장을 곤란하게 한 건 아닐까 싶어 전화를 걸으니잘 하셨다고 해 안심이 되었다.
먹고살기 참 힘들단 생각이 든 하루...
그래도 용기를 가지고 살아야지 어떡하겠나!
내년엔 몇년동안 쌓아놓은 원고를 풀테니 사정이 좀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아래는 댓글들.

Crumb 잘하셨습니다! 자신의 몸값을 스스로 낮추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요

안*찬 밀당 잘하셨습니다. 여자와 버스와 출판사 일감은 또 옵니다. :- )

박*미 돈은 스스로 기획한 작품으로벌 때 제일 많이 버는 것 같아요.
일감들어오는 대로 받는 것은
푼돈벌이 밖에 안되더라고요



지진 날적이(日記)

2017.11.15


지진났다.
여기 의정부에서도 확실히 느낌.
3~4 초동안 아파트 흔들림.
여진도 이어지고


가려진 사패산 날적이(日記)

2017.11.15

볼 때마다 마음이 안좋은 롯데캐슬 공사 현장.
다행히 사패산 1보루 2보루를 다 가리진 않았다.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선 덕택에 집값이 오른다하니 울어야 할지 웃어야할지 난감하다.
환경론자인 나조차 자본의 논리를 벗어나
생각할 수 없는 현실이 슬프다.

...

오늘은 200년전 필리핀의 비간 세인트 폴 대성당과종탑을 그릴 생각이다.
종탑에서 울려퍼지는 종소리를 들으며 고향을
그리는 조선인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어렵지만 붙들고 늘어지다보면 결국 완성돼 있는 걸지금까지 경험해왔다.
더디지만 끝까지간다.
이 말을 인생 모토로 간직하며 살아야겠다.


의학지식 날적이(日記)

2017.11.15


여기저기 줏어들은 의학지식을 만화에 써먹는다.
2,30대엔 전혀 신경쓰지 않을 문제들이 나이가들어감에 따라 남의 일이 아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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