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과 도봉산의 차이


2017.6


북한산, 도봉산, 사패산을 한데 묶어 북한산 국립공원이라고한다.
도봉산으로선 억울하다.
만약 같이 붙어있지 않고 따로 떨어져 있었으면 충분히국립공원이 될 수 있었을텐데......
북한산과 도봉산은 한남정맥 선상에 나란히 이어져 있지만엄연히 다른 산이다.
어느 고지도에서도 다른 이름으로 표기 돼 있다.

이름으로만 본다면 북한산은 부처가 거하는 산이다.
원효봉 문수봉 의상봉 나한봉 등 불교식 이름이 많다.
절은 몇 개인지 셀 수가 없을 정도다.
도봉산엔 주로 신선이 산다.
도봉의 도는 도가의 도를 말함이고 신선대, 신선봉이라는두개 봉우리가 있다.
고구려의 실력자 연개소문이 영류왕에게 말했다.
“유,불,선은 세 개의 발이 달린 솥단지와 같아 어느 하나가없으면 균형이 흐트러집니다.
당나라에 사신을 보내 도가의 경전을 달라 하시옵소서“
하지만 도교는 고려가 불교를 숭상하고 조선이 유교를국가이념으로 삼았던 것과 달리 광범위하게 퍼져나가지
못했다.
조선의 사대부들은 도가를 못마땅하게 여겨 경전 읽는 것을금기시했다.
중국과 달리 도교 사원이 없는 이유다.
도봉산이 왜 방장산 봉래산과 같이 신선의 산이 되었는지는모르겠다.
확실한 건 도봉산엔 절은 많아도 도교사원이 없다는 거다.
기껏 있어봤자 절 한 켠 삼성각에 신선이 모셔져 있을 뿐이다.

산의 높이와 넓이, 경관, 문화적 가치 등등을 종합적으로따져 봤을 때 나눌 수 있는 십분율은 북한산 6 도봉산 3
사패산 1 쯤 되지 않을까 싶다.
도봉산이 아무리 멋져도 북한산에 따라가지 못하고사패산은 도봉산을 따를 수 없다.
사패산 아래 살고 있는 나로선 서운한 감정이 들지만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렇다는 거다.
물론 사패산은 세상 어느 산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멋진산이다.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같은 산들에 가려 존재감이 잘 드러나지않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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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려면 일정 면적 이상이 되어야 하니까 그렇게 되었을 거예요.

내장산국립공원에도 내장산과 백암산이 같이 있는데, 백암산 쪽 사람들은 이름에 불만이 있대요.

내장산 백암지구 갔더니 백암산이 낫다고들 얘기하시더라구요. 내장산에 묻힐 이름이 아니라고... ^^


법주사 종교인 캠프 만화

예정에 없던 알바를 했다.
종교인들의 토론 현장에 참석한 뒤 그 내용을 만화로 그리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은 단 두 시간.
별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대화 내용을 담담하게그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
캐릭터와 대화는 토론 시간에 다 그렸기에 여유가 있을 줄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전체 과정을 쓰고 그리는 것은 물론이고 스캔을 받고 편집하는데시간이 꽤 걸렸다.
점점 다가오는 마감시간...
행여 늦어질까 싶어 부지런히 손을 놀렸고 덕분에 정해진시간 안에 무사히 작품을 낼 수 있었다.

과도한 긴장은 자신을 무너뜨리지만 적당한 긴장은 삶에활력이 되는 것 같다.
화투로 말하면 쪼는 맛이다.
영화 퀵앤데드에서 하수들만 상대해오던 악질 보안관
진핵크만이 천부적인 소질을 지녔지만 회개해 신부가 된 뒤
한 번도 총을 잡지 않은 러셀 크로우와 맞닥뜨리며 이렇게 말한다.
“난 이런 긴장감이 좋아”
러셀 크로우는 진 핵크만에게 긁어야만 하는 가려운 존재.
진 핵크만은 극중에서 죽는 댓가로 엄청난 출연료를 받았을테지만
나는 소소한 용돈벌이로 만족해야하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적당한 긴장감은 생산성을 높인다.
우리가 보았던 수많은 명작 만화와 소설 대부분은 마감이란데드라인에 쫓겨 탄생한 결과물이다.

어쨌든 일을 끝냈으니 자유다.
이후 주최 측에서 마련한 숙소에서 잠을 잤고이튿날은 동료작가 최재정과 법주사를 둘러본 뒤 속리산
문장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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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오옷.대화들이 꽤 장황했을 터인데 핵심포인트 잡으시느라 애 좀 드셨겠네역.

그래도 깔끔하게 잘 잡아내씬 듯. 당일 대화에서 종단대표들의 이야기를 가장 귀담아 들으신 분 일 듯.ㅎㅎㅎ
만화가 돈 벌이용 새로운 회의속기록 형식 탄생이오~

유사청탁 이어질 듯요.ㅎㅎ


보은 속리산

2017.6.21


지난 토요일 동료작가 최재정과 함게 올랐던 속리산 문장대.
해발 1000m 가 넘는다.
오래된 나무들과 기암괴석. 깊은 골짜기...
명산이란 이름이 합당하다.


문장대에서 신선대로 가는 능선엔 함박꽃나무가 군락을 이루며자라고 있었다.
마침 개화 시기라 중간 중간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꽃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향이 참 좋다.
들으니 북한의 국화라고 한다. 

 
정상인 천왕봉까지는 갈 엄두를 못내고 신선대에서 법주사로
내려오는데 법주사에서 문장대 가는 길보다 풍광이 더 볼만하다.
임경업 장군이 수련했다고 알려진 경업대에선 마치 광개토대왕비를연상시키는 바위가 바라다 보였다.
안내판을 보니 임경업 장군이 7년 수도 끝에 세운 돌이라 하여 입석대로불린단다.
저 거대한 바위를 어찌 한 사람의 힘으로 세울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전설이란 본래 그런 것이다.
감정이입이 되는 인물에 신비한 능력을 덧붙여 후대로 전승된다.
오랜 가뭄으로 물이 줄은 계곡은 어린 조카를 죽이고 왕위에 오른 세조와관련된 전설이 많았다.
둘레길 이름도 세조로였다.

왕조시대 신하에 의한 왕위 찬탈은 민주국가에서 헌법을 유린하고 권력을차지한 것과 같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와 동일한 범죄다.
불행하게도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는 처단 당하지 않았다.
딸보다 어린 여자를 끼고 죽은 박정희는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추앙을 받고 전두환 노태우의 가족들은 떵떵거리며 잘살고 있다.
박정희의 딸 박근혜는 대를 이어 대통령이 되었다.

군사 독재정권 아래서 수양대군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많았다.
수양대군을 통해 자신들의 권력을 합리화시켰다.
결과 사회전반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생각되었다.
사람들은 정당한 방법과 노력으로 성공하려는 이들을 비웃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수양대군은 심판을 받아야 한다.
최소한 세조로 따위의 이름을 짓지 말아야한다.
불의하게 권력을 차지한 자는 심판을 받는다는 것을 후대에 뼈속 깊이각인시켜야 한다.
친일파를 처단하지 못한 불행한 역사가 더 이상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
숙부의 손에 죽은 어린 왕 단종은 정통성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어떠한 실정도 하지 않았다.
일찍이 할아버지 세종은 그의 자질을 알아보았고 세월은 그가 세종과 문종
시대를 잇는 훌륭한 군주로 성장하게 해줄 것이었다.
만약 단종을 끌어내리는 주체가 수양대군이 아닌 민이었다면 나는
그 결과를 흔쾌히 받아들였을테다. 민이야말로 이 땅의 주인이니.

재정과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 받으며 법주사로 내려와 차를 세워둔 곳에
이르니 산행을 시작한지 꼭 여덟시간만이었다.


법주사 팔상전 여행

2017.6.20

전설의 쿵후 스타 이소룡은 법주사 팔상전을 돌아보고영화 “사망유희”의 스토리를 구상했다고 한다.
층마다 강한 상대가 있어 이들을 모두 격파하며 올라간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최후의 상대는 맨 꼭대기 층의 압둘 자바였다.
이소룡은 무려 50센티 이상 차이나는 농구스타 출신의 압둘
자바를 쓰러뜨린 뒤 법의 심판을 받기 위해 경찰서로 향한다.
이소룡은 무술 뿐 아니라 그림에도 소질이 있어 자신의
구상을 스케치로 남기곤 했는데 팔상전 스케치도 그 중 하나다.
언젠가 팔상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내용보다는 낮게 깔린 성우의 목소리가 참 인상적이었다.

2017년 6월 17일.
동료작가들과 함께 법주사 팔상전을 찾았다.
규모는 생각만큼 크지 않았지만 상승감과 안정감을 주는 멋진 건물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내부가 뻥뚫린 탑이다.
거대한 불상이 모셔져 있는 금산사 미륵전과 달리 팔상전 내부는 부처의
일생을 기록한 그림과 작은 불상들이 모셔져 있었다.


기둥은 천정까지 두 개의 나무를 덧대 올렸는데 참 잘 짜 맞췄다는 생각이들었다.
특이한 점은 팔상전의 팔자가 여덟 팔자가 아닌 깨트릴 팔捌자 였다.
집에 와 옥편을 뒤져보니 그렇다.
한자를 좀 아는 편이라 자부했었는데 아니었다.
생각해보니 한자는 몇 만자에 이르고 내가 아는 한자는
기껏 몇 천 자밖에 되지 않는다.
그 것도 읽기만 할 뿐 쓸 줄은 모른다.
생각하니 하루면 다 익힐 수 있는 한글 대신 저 어려운 한자를 생활문자로
사용했던 조선의 양반들의 노력이 참으로 눈물겹다.
어려운 문자로 일반 백성들이 지식과 정보를 나누어 가질 수
없도록 한 그들의 조치가 결국은 사회발전을 가로막고망국으로 치닫게 했다.
논리의 비약일지 모르겠지만 조선은 한자를 써서 망한 나라임이 분명하다.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려는 행태는 현대사회에서도여전하다.
의사들은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용어로 환자들의 접근을 차단한다.
카르텔을 만드는 방법이다.

팔상전 밖으로 나와 돌아보니 팔상전은 렌즈에 쌍사자 석등 보호각과함께 담았을 때 가장 멋있었다.


정이품송 여행

2017.6.19

교과서에 실렸던 속리산 정이품송을 기억한다.
법주사와 함께 보은하면 늘 떠오르곤 하던 나무다.
뉴스를 통해 나무가 꺽였단 소식을 접하고 마음속에 있던 빗장 하나가
떨어져 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지난 6월 16일 법주사 가는 길에 정이품송이 나타나 차에서 내렸다..
뉴스에서 접했던 것처럼 가지가 꺾여 모양이 나지 않았다.
과거의 명성이 아닌 지금의 모습으로만 본다면 명물이될 수 없었다.
데크로 된 관람동선을 따라 걷다 백발의 아들과 늙은 어머니를 만났다.
못잡아도 90은 돼 보이는 어머니가 소나무 앞에서 감회에
젖어 뭐라 말씀을 하시는데 말투가 교육을 많이 받은 분처럼 보였다.
어머니는 소나무 사진을 찍고 있는 내게 어디서 왔냐고 물으셨다.
소나무를 바라보는 내 모습을 보니 남편 생각이 북바쳐 온다는 것이었다.
남편은 살림 공무원으로 70년대 전국에 있는 소나무들을
병으로부터 살리기 위해 노력하셨고 정이품송에 각별한
애정이 있어 자주 찾았었다고 한다.


난 남편의 삶이 궁금해 언제 돌아가셨느냐 물으니 90년대에
돌아가셨고 지금은 아들 내외와 천안에 살고 계신단 말씀을 하셨다.
나무를 보며 남편을 회상하는 늙은 아내.
나는 아들과 그 어머니의 모습을 카메라 렌즈에 담고 싶었지만 감히 사진을찍자고 할 수 없었다.
대신 예의가 아닌 줄 알면서도 멀어지는 뒷모습을 렌즈에 담았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언젠가 죽는다.
세조에게 정이품 품계를 받은 정이품송도 예외가 아니어서 비바람과 폭설에
가지가 꺾이고 말았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대신 다른 나무들이 부피를 키워 정이품송을 대신 할 것이다.
아니 특별한 사연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정이품송만큼 유명한 소나무는 우리
역사에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지금 한반도의 숲은 천이遷移로 인해 참나무가 성하고 소나무가쇠해지고 있다.
정이품송 뿐 아니라 소나무가 이 땅에서 점점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인간의 삶이 참 짧게 느껴진다.
같은 사물을 바라보아도 청년시절에 느꼈던 감정과 지천명에 이른 지금느끼는 감정이 많이 다르다.
더 센티멘탈하다.
돌아보면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았던 시절이 언제였는가도 싶다.
아무튼 남은 인생 알차게 살아야겠단 생각을 했다.

생각과 실천은 전혀 다른 문제지만.


도봉산

2017. 6.13


도봉산.

 
가벼운 마음으로 가까운 봉우리 한 두 개 오르려다 내친김에신선대까지 올랐다.
신선대(725m)는 정상은 아니지만 일반인이 오를 수 있는최대치다.
원도봉지구에서 포대능선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철제난간과로프로 이어져 있다.
도봉산 코스 중 가장 험하다.


물론 포대능선에서 신선대로 가는 길은 더 험하다.
내가 어떻게 이런 곳을 올랐었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살짝 무섭기도 한 것이 이 큰 산에 나 외엔 아무도 없었다.
사람의 그림자라고 만난 것은 초입에 한 사람 뿐이다.


어스름 저녁이라 그런지 흔한 까마귀도 보이지 않았다.
날짐승은 다람쥐 한 마리를 만난 것이 전부다.


어둠이 짙어져 가는 것을 보며 조금 일찍 집을 나섰으면좋았겠다란 생각을 했다.
원도봉 주차장에서 신선대까지 두시간 40분 천축사 방향으로도봉산역까지 세 시간.
내려올 땐 깜깜해서 시간이 더 많이 걸렸다.


택시를 타고 차를 세워둔 원도봉지구탐방지원센터 주차장으로

오는데 택시 기사가 길이 없는 것 아니냐며 가는 것을주저했다.
자신이 범죄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었나보다.
요금이 4,200원 나와 거스름돈 800원을 받지 않았다.
집에 돌아오니 11시 15분이었다.



사패산 1보루

2017.6.3

어제 땅거미가 질 무렵 집을 나서 사패산 1보루(386m)에올랐다.
작업하느라 집에만 있어서인지 산을 오르는 동안 숨이많이 가빴다.
중간 중간 여러 차례 숨을 몰아쉬며 쉬었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시험성적이 나쁘듯 몸은 운동을게을리 한 결과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세상엔 공짜가 없구나.

산에 올라 바라본 풍경은 여전했다.
도봉산은 가까이 우뚝했고 멀리 양주 불곡산은 노을에잠기고 있었다.
축구장 여섯배 크기의 나무를 태웠다는 수락산은 불길의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어둠에 잠겨 보이지 않거나 능선 너머 불이 났었던 것 같다.
자연발화가 아닌 인간의 실수일 가능성이 크다.
어쩌자고 산에 와 담배를 피우는지 산에 떨어진 담배꽁초들을 보면 씁쓸하다.
생각 같아선 담배를 피우고 있는 손가락을 모두 잘라버리고싶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숲속에 깃들어 사는 수많은 생명이목숨을 잃거나 터전을 잃었다.
숲이 원상태로 회복하려면 최소 몇십 년이 걸려야한다.
나무가지 하나 다칠까 조심하며 산을 오르는 나로선분노할 수밖에.
부디 산에 와 담배꽁초를 버리는 이들 모두 지옥의 불구덩이에 떨어지길 바란다.

사람이라곤 오로지 나 혼자인 산!
바람에 몸을 맡기며 바위에 누웠다.
눈을 감고 바람소리를 듣는다.
더없이 편안하다.
힘들게 산을 오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달콤한 휴식이다.
산에서 내려오니 상가에서 비치는 네온불빛으로 한동안어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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